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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랫만에 소식 드립니다. ( 2012-05-11 06:20:44 , Hit : 3742
 방주석
 

본 사이트 회원님들과 후원해주시는 분들께 인사 올립니다.
그동안 안녕하셨는지요.

2004년 9월에 제가 담임 맡았던 학생을 돕기위해 이리저리 알아보다가 본 사이트 카페지기님을 만나게 되었고, 그 이후로 매달 지금까지 본 사이트의 도움을 받아왔습니다.

그동안 제가 개인적인 사정으로 소식을 꾸준히 올리지는 못했지만,
지난번 마지막으로 소식을 알려드린 이후로 본 사이트의 후원금에 저의 작은 성의를 보태서,
2009년에는 청주 모 고등학교에서 1년간 3명의 학생들에게,
2010년에는 충주 모 여고에 역시 1년간 3명의  급식비를 보조해 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2011년부터는 그동안 해오던 방법에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보내주시는 후원금을 일단 모아두었다가 학기 말과 학년 말에 급식비를 못내서 곤란을 겪는 학생들이 나타났을 때 돕는 방식을 취했습니다.
그래서 작년에는 2명의 학생에게 총 세번의 도움을 줄 수 있었습니다.

그동안 변함없이 도움을 주신 카페지기님과 본 카페를 후원해주신 여러분들께 깊이 고개숙여 감사드립니다.



금년에도 그동안 보내주신 후원금은 일단 적립을 해두고 있었고,
매 학년 초에 정부차원에서 이루어지는 학비 감면/지원 사업과 이런 저런 장학금 신청 결과를 기다려왔었는데,
오늘 새벽에 그동안 제일 큰 기대를 걸고 있었던 삼성 꿈장학금 신청 결과가 나왔고,
저희반에서 신청했던 3명 중에 1명만 선정이 되었네요.


아래 부분에는 개인의 신상정보에 해당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선의를 가지고 읽어주시고, 혹시라도 아래 글에서 서술하고 있는 대상이 누구인지 아시게 되더라도 부디 학생들에게 상처가 되지 않도록 유의해 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올해 제가 맡은 반에는 유난히도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이 많아서,
국민기초생활보호대상자로 지정된 가정이 3가정,
한부모가정으로서 보호 대상자로 지정된 학생이 1가정이 있구요,
건강보험료를 기준으로 해서 저소득층 자녀로 인정되어 학비 감면을 받는 학생이 5명이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은 건강보험료가 많이 나오지만 실제로는 형편이 매우 어려운 A 학생이 모든 혜택에서 제외되었고,
또 다른 학생 한명은 이런저런 지원을 받고 있지만 더 많은 지원이 절실한 B 핛앵이 있습니다.

아래는 제가 A 학생을 위해서 학비지원을 요청하기 위해 작성했던 담임추천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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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학생의 부친은 두 번에 걸쳐 사업에 실패하여 5~6년 전부터 많은 부채를 갚아야 하는 형편에 놓이게 되었으며, 학생의 부모가 그동안 열심히 노력을 하였으나 두 자녀를 키우면서 빚을 청산하는 것이 쉽지 않아, 아직도 5천만원 정도의 부채가 남아 있음.
  사업을 하면서 자금 조달을 위해서 집도 팔았고, 현재는 5년째 월세로 살고 있으며, 부친은 지인의 사무실에서 일을 배우면서 정식 급료도 아닌 용돈 정도만 받고 있으며, 금년부터는 그나마 수입이 부정기적이게 되면서 생활이 더욱 힘들어졌다고 함.
  이자는 오히려 늘어나고 있고, 모친이 모 학교의 잡급직으로 일하면서 받는 백만원도 채 안되는 급료는 월급날 당일로 모두 빠져나가 버리는 위기상황임.
  자녀들이 받을 상처를 염려해서 아이들에게는 형편을 다 얘기하지 못한 채 어떻게든 밝게 키우려고 노력하고 있으나, 이제 한계에 부딪친 부모의 심정을 헤아리셔서 위 학생이 환한 모습을 잃지 않도록 꼭 선처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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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다음은 B학생에 대한 담임추천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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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 학생은 그 부모가 20세의 어린 나이에 양가 어른들의 강압에 의해 억지 결혼을 했다가 잠깐 동안의 불행한 결혼 생활을 하다가 이혼한 뒤, 아버지는 타지에서 혼자 직장을 잡고 생활하고, 학생은 네 살위의 오빠와 함께 조부모 댁에 얹혀 살게 되었음. 일반적인 상황이라면 드물지 않은 경우라 하겠으나, 이 학생의 조모는 후실로서, 자신의 소생인 딸 이외의 가족들을 남편으로부터 이간시켜 학생의 부친과 오빠, 그리고 학생 본인들이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을 겪으면서 성장하였음.
  경제적 능력이 없는 조부(73세) 아래서 생활하면서, 학생의 아버지가 타지에서 혼자 생활하면서 벌어서 본가로  보내는 얼마 안되는 돈은 할머니가 중간에서 모두 가로채서 자기의 딸에게 모두 투자하고 학생과 오빠는 거의 방치되다시피하면서 국민기초생활수급대상자보다도 못한 생활을 해왔음.
  금년에 본교에 입학하면서 학생으로서는 집을 떠나서 살 수 있게되어 너무 다행이지만, 학생의 아버지의 변변치 못한 수입이 학생의 양육에 쓰이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며, 학생은 이에 대해 매우 근심이 많음.
  학생 자신은 마음의 상처를 많이 받아서 한때 많이 비뚤어져 있었으나 중학교 때 선생님들의 도움으로 올바른 길로 완전히 돌아섰고, 지금은 매우 밝고 성실하게 학업에 임하고 있음.
  잘못된 어른들의 소행으로 괴로움을 받고 있는 이 학생에게는 서류상으로의 숫자가 어떠하든 학교의 모든 지원가능한 혜택이 주어지기 바라는 마음 그지 없으며, 선처를 머리 숙여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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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A학생의 경우에는 사실상 어머니의 수입에만 의존하면서 사실상 마이너스 가계로 살고 있고,
학교와 지자체 등으로부터의 지원을 전혀 받지 못하는 상황이라서 매우 근심이 됩니다.
그 어머니가 보내온 편지를 읽어보니 지금까지는 어떻게든 아이의 마음에 그늘이 지지 않기 바라는 마음에서 내색을 하지 않고 지내왔지만 이제는 한계상황에 부딪친 것 같다는 표현이 있었습니다.
만에 하나라도 극단적인 생각을 하지 않을까 너무 걱정이 됩니다.

B 학생의 경우에는 의료보험료가 기준보다 낮아서 다행히 학비와 중식비는 지원을 받고 있지만 이 학생의 경우 집을 떠나서 학교의 기숙사에 들어가 있는데, 지난 3, 4, 5월의 기숙사비와 조식 및 석식비 및 이런 저런 공납금 약 98만원 정도가 해결이 안되고 있습니다.
3월말에 삼성꿈장학을 신청했었고, 거기에 큰 기대를 걸고 있었는데 채택이 되지 않아서 실망이 매우 클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번에 삼성꿈장학의 장학생으로 선정된 C학생은 국민기초생활수급자로서 많은 혜택을 받고는 있지만 소녀가장입니다.
아래는 제가 C학생을 삼성꿈장학에 추천하면서 작성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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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의 가정상황 및 멘토 신청 동기
학년초에 이루어지는 학비지원 및 감면 신청과 관련해서 상담을 하면서 자연히 C의 가정형편을 알게 되었습니다.
상담하는 시간은 잠깐 동안이었지만 C가 자기 집안 이야기를 하면서 눈물을 흘릴 때 27년 동안의 교직생활 중에 만났던 그 어떤 아이에게 느꼈던 것보다도 더 깊은 안타까운 마음과 도와주고 싶다는 마음, 그리고 감동을 받았습니다.
계부 밑에서 성장하여 18세의 나이에 9살이나 많은 남편과의 사이에 쌍둥이를 낳은 어머니, 어려운 집안 형편 때문에 큰집에 양자로 들어가서 힘든 성장기를 겪은 아버지를 둔 것 만으로도 가볍지 않은 환경인데, 유치원때 부모의 불화로 인해 약 1년여의 기간동안 어머니와의 생이별을 경험하고, 초등학교 6학년 때 어머니가 집에서 쫓겨나가고, 아버지는 집을 돌보지 않고 밖으로 수개월씩 떠돌아다니다가 어쩌다 생각나면 한번씩 들르는, 거의 학대에 가까운 방치 상태에서 가장 예민한 시기인 중1, 중2 시절을 보냈다고 합니다.
당시 사람이 너무 그리워서 밤새 잠을 못자고 전화로 이 친구, 저 친구 연락을 해서 전화를 받는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꼬박 밤을 새우곤 하던 습관이 생겨서 지금도 누운지 두세시간이 지나야 잠이 든다고 합니다.
그리고 중2 때 아빠가 객지에서 간경화로 병사했을 때 아빠가 생활하던 방에 가득 놓여있던 약봉지들을 본 후로는 약을 전혀 먹지 못한다고 하더군요.
중2 끝무렵 부친 사망 후에 경제적 능력이 없는 조부모(실제로는 큰할아버지)의 집에 얹혀 살기 시작하였으며, 어려서 1년 정도 조부모와 함께 살았던 적이 있는 쌍둥이 동생은 조부모의 사랑을 받는 반면, 집안일로 인한 마음의 괴로움을 이기지 못해 중1~2학년 때 밖으로 떠돌며 위안거리를 찾아 다니던 C는 조부모에게는 벅찬 아이가 되어 있었습니다.
이미 자신이 조부모에게 그런 존재로 인식되어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C는 자신이 잘못된 행동을 할 때 좀 더 적극적으로 자신에게 훈계하지 않는 조부모의 태도에 대해서 불만스럽게 느낄 정도로 관심과 애정에 깊은 갈증을 가지고 있습니다.
조부모 슬하에서 함께 생활하면서 C는 동생에게 심한 경쟁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중3 때 처음에는 공업고등학교로 진학하려했었으나, 성적이 좋아서 인문계고등학교로 진학하기로 한 동생에게 도전을 받아 순전히 혼자 힘으로 노력하여 결국 동생과 함께 본교에 진학할 수 있는 성적을 거두었습니다.
그런 일이 가능했던 것은 다행히도 C가 어렸을 때 어머니가 C에게 바른 가르침을 주었고, 아버지도 말년에는 무책임하게 아이들을 방치하기는 했지만 아이들이 자랄 때 사랑으로 가르쳤기 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
C는 아직도 집에 들어가기를 싫어하고, 밤에 잠을 잘 자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슷한 처지의 친구들이 술 담배를 하는 등 잘못된 행동을 하면 가만히 보고만 있지 않고 친구들을 선도하려고 노력하고 있으며, 자신이 그들의 귀감이 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저는 이 아이의 성정이 바르다고 믿고 싶습니다.
그리고 중3 때 비록 동기가 동생에 대한 경쟁심으로부터 비롯된 것이기는 했지만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로서 학원에 다닐 돈도 없고, 참고서도 변변히 사볼 수 없었던 상황에서, 순전히 혼자의 노력으로 성적을 100등이나 올렸던 것이나, 금단현상 때문에 라이타를 손에 쥐고 있지 않으면 불안해서 견디지 못하면서도 금연에 성공한 점 등으로 미루어보아 이 아이의 자기 발전의 의지와 자기관리능력과 잠재적 역량을 믿어 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고등학교에 들어온 이후 C는 학교에서 밝게 생활하고 있으며, 밤 10시에 야간자습이 끝나면 마을 공부방에가서 12시까지 공부를 하고나서 집으로 들어가고, 아침에 밥을 먹지 못하고 학교에 오는 일이 있어도 지각을 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심리치료사나 정신분석의가 되어서 다른 사람들을 돕고 싶다는 인생의 목표를 가지게 되었고, 그 꿈을 향한 한 걸음을 내딛기 시작했습니다.
삼성꿈장학을 신청하는 과정에서 C가 꿈을 발견하게 된 것처럼, 신청과정을 함께 하면서 저도 앞으로 삼년간 구체적인 목표가 생겼습니다. C가 바른 성정과 성실한 바탕을 가지고는 있지만, 평범하지 못한 성정과정 때문에 가지게 된 작은 모난 부분들을 보듬어서 풀어주고, C가 느끼고 있는 사랑에 대한 갈증을 채워주는 것이 저의 목표입니다. 그렇게 필요한 부분을 채워주는 동안에 C는 자신의 길을 알아서 스스로 걸어갈 수 있는 아이라고 생각됩니다.
삼성꿈장학 덕분에 저는 자연스럽게 C에게 멘토가 되어주겠다고 제안을 했고, C는 제가 기대했던 것보다 더 적극적으로 이를 반겼습니다.
계기가 되어준 삼성꿈장학 제도에 대해 정말 고맙게 생각하고 있으며, 재단의 모든 분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멘토링 계획 및 장학금 사용 계획
장학금 신청을 원하는지 C에게 의사를 물으면서, 이 장학금의 조건이자 특성이라고 생각되는 멘토링 제도에 대해 설명을 했습니다.
설명을 하면서, 나는 형식적인 멘토가 되고 싶지 않다, 실질적인 멘토가 되기를 원하며, 너에게는 또 하나의 잔소리꾼이 생기는 것이다, 그래도 좋겠느냐고 물었습니다.
그 물음에 C는 자기는 그렇게 관심가져주는 사람이 좋다면서 원하는 바라고 말했습니다.
다행히 학급 담임으로서, 교과 담임으로서 C와 늘 가까이에 있을 수 있으므로 수시로 C와 많은 이야기를 나눌 것입니다.
작게는 몸가짐과 말하는 태도에서부터 크게는 장래 희망을 이루기 위한 진로탐색활동을 돕는 일까지, 욕심대로라면 C의 부모가 했어야 할, 하고 있어야 할 역할을 하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현재도 방과후에는 SNS를 통해 늘 접촉을 유지하고 있으며, 온라인 멘토링을 많이 활용할 계획입니다.
학교에서 1교사1결연을 맺을 때도 C를 특별히 지정해서 결연을 맺었으며, 실제적 멘토가 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입니다.
장학금의 사용은 본인이 원하는 대로, 첫째는 C가 관심분야의 많은 책과 학업에 필요한 책들을 구입할 수 있도록 도서구입비로 상당 부분 활용할 계획이며, 둘째로는 C가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대상자로서 많은 혜택을 받고 있기는 하지만 학교에서 지원 또는 감면 받지 못하는 소소한 경비의 충당에 활용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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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 학생과 그 쌍둥이 동생(함께 본교에 다니고 있습니다)의 경우에는 수입이라고는 정말 전무한 상태로서 국가보조금으로 그야말로 기초생활을 하고 있지만 이제 곧 체육대회도 있고, 수학여행도 있는데 다른 아이들 틈에서 이런저런 부족함 때문에 마음에 상처를 입을까 걱정됩니다.
다른 아이들보다 부족한 것이 너무도 많은 상황입니다.

제가 나름대로는 애를 쓰고는 있지만 담임된 욕심으로 조금이라도 더 도와줄 수 없을까해서
염치불구하고 이렇게 글을 올리고 있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IP Address : 59.31.114.241 

카페지기 (2012-05-11 12:38:15)  
학교에서 학생들 가르치시느라 바쁘실텐데 어려운 학생들까지 따로 챙기시느라 고생이 너무 많으십니다.

이문제에 대해 선생님과 더 자세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주말에 통화를 나누었으면 합니다.

이 시대에 정말 보기드문 교육자의 모습을 보는 것 같습니다.
방주석 (2012-05-11 19:45:09)  
B학생에 대하여 조금 더 말씀 올리겠습니다.

학교측에서는 학생의 기숙사비가 3개월치가 미납되어 6월부터 퇴사조치를 취할 수 밖에 없다고 하며,
석식도 학생이 6월 석식을 신청했지만, 현재 3개월치가 미납되어 6월 석식은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하네요.
다만 5월20일까지 납부되면 6월 석식을 먹을 수 있다고 합니다.

최근 2-3일간 행정실에서 통보를 받는대로 학생에게 전하면서 참으로 못할 짓을 하고 있는 것 같아서 마음이 씁쓸했습니다.

아빠는 직장에서 자꾸만 임금을 체불해서 납입을 못하고 있다고 하는데, 지난 1월부터 지금까지 월급을 못받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다보니 학교측에 언제까지 납입을 하겠다고 하고서도 계속 약속을 어기는 신용 없는 사람이 되었구요...

기숙사생이어도 주말에는 방을 지워야 하기 때문에 주말이 되면 갈 곳이 없어서 시외버스를 타고 아빠가 계시는 도시로 갔다가 와야하는데,
만의 하나 기숙사에사 퇴사당하면 당장 기거할 곳이 없게되는 형편입니다.
카페지기 (2012-05-11 22:57:58)  
정말 안타깝네요.

선생님, 주기적으로 상황을 알려주십시오.

카페에서 미약하나마 힘이 되도록 방도를 찾겠습니다.
방주석 (2012-07-21 00:03:21)  
안녕하세요,
지난 번에 B학생에게 있었던 어려운 일은 카페지기님과 후원하시는 분들의 도움을 받아 위기를 넘겼습니다.
깊이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그 뒤로 아이의 아빠가 동거하고 있는 여성분의 어머니라는 분께서 연락을 해오셨고, 밀려있던 금액의 일부를 보내주셔서 조금 숨 돌릴 틈을 얻었습니다만, 이번에는 다른 문제가 나타났네요.
동거녀 소생의 자녀인 남매가 있는데 B학생이 그 집에 가면 그 남매가 상전처럼 군다는군요. 그리고 아이 앞에서 아이의 아빠에 대해 육두문자를 섞어가면서 욕을 하기도 하고, 동거녀분이 아이를 완전히 찬밥 취급한답니다.
얼마전에 거기서 와이파이가 터지는 곳이 안방 밖에 없어서 잠시 안방에 가 있었는데 동거녀분이 들어오더니 네가 왜 여기 와 있느냐고해서 사정을 얘기했지만 단 두마디로 '나가'라고 했다더군요.
아빠는 인테리어 기술(미장)이 있어서 여기 저기 다니면서 일을 하는데 주변머리가 없어서인지 대가 약해서인지 일을 해주고도 돈을 못받아오는 일이 많고, 동거녀와 그 어머니가 그런 곳을 찾아다니면서 자기들 통장으로 임금을 보내달라고 해서, 결국 일은 아빠가 하고 돈은 동거녀 쪽에서 챙기는 형국이 되었답니다.
아빠도 이 동거녀와 그 가족에 대해 생각이 달라져서 헤어지고 싶지만 어느새 경제권을 빼앗긴 셈이 되어서 헤어지고 싶어도 헤어지지도 못한답니다.
그런 상황에서 아빠라는 사람은 자기가 싫어하는 상황이 닥치면 수시로, 짧게는 수시간에서 길게는 일주일씩, 동거녀 측과 연락을 끊고 잠적해 버리고, 아빠가 없어지면 동거녀와 그 어머니는 B학생에게 너의 아빠가 어디 있느냐면서 수시로 전화를 해댄답니다.
지난 주에도 아빠라는 사람이 잠적해버리자 그 동거녀의 어머니가 아이에게 전화를 해댔는데, 아이가 정독실에서 자습을 하는 시간이라서 짧게 짧게 대답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인데도 3분 간격으로 전화를 해대어서, 나중에는 '할머니, 저 지금 자습하는 시간이예요. 전화 그만 하세요. 저, 아빠 어디 있느지 몰라요'라고 말하자 '너 왜 나한테 화내니'라는 식으로 말했다더군요. 그러면서, 그래도 의붓 할머니는 자기가 방에 들어가서 할머니 눈에 띄이지만 않으면 그렇게 들볶지는 않았었는데... 그러더군요.
지난 주말, 아빠가 없어진 상황이지만 기숙사에서는 주말에는 무조건 나가야 하기에 설마 자기가 그 집에 가면 아빠가 와 있겠지 하고 일단 갔더니 안들어 오고 밖에서 전화만 하더랍니다.
그래서 밖에 나가 아빠를 만나서, '그래도 어쨌든 들어가서 얘기하자'라고 아빠를 설득하고 달래서 집으로 데리고 들어갔다면서, '내가 딸인데, 거꾸로 아빠를 키우는 거 같다'라고 말하더군요.
그리고, 무슨 이야기든지 아빠와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결국에는 돈 얘기로 결부지으면서 아빠는 돈이 없다는 얘기만 되풀이하고,
또, 어려서부터 오랫동안 떨어져서 살았기 때문에 별다른 정이 없지만, 어쨌든 떨어져 살고 있는 딸로서 아빠에게 아침 저녁으로 안부 전화를 하는데, 전화를 걸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해도 '응' 하는 한마디 정도로 무성의하게 대꾸하고 끊어버려서 너무 마음이 힘들다더군요.
어른의 한 사람으로서, 자식을 키우는 한 사람으로서, 낯이 뜨거워져서 얘기가 계속되는 동안 아이를 바로 볼 수가 없었습니다.
얘기를 하다가 나중엔 그러더군요.
요즘에 자기가 좀 이상해진 것 같다고, 높은 곳에만 올라가면 자꾸 난간 바깥 쪽으로 몸이 기울어진다고, 얼마전에도 그래서 친구가 자기를 잡으면서 왜 그러냐고 그랬다고...
정말 이러다가 아이가 극단적인 생각을 할까봐 두렵습니다.
하지만 초등학교 1학년 이후로 8년간을 아빠와 떨어져서 살면서, 의붓 할머니에게 이루 말할 수 없는 온갖 구박을 받고 살아오면서도 '아빠 엄마 없이 자라서 저렇다'는 손가락질 받지 않으려고 이를 악물고 자신을 가누어 온 아이라서 그렇게 쉽게 무너지지는 않을 거라고 믿고 싶습니다.
그날 이야기 중에, 그렇게 주말마다 아빠가 있는 다른 도시로 가는 교통비와 기숙사비를 합치고, 자신이 아르바이트를 해서 충당을 할터이니 조그만 원룸이라도 하나 얻어줄 수 없느냐고 아빠에게 말했더니, 아빠도 그런 생각을 하기는 했었지만 돈이 없어서 불가능하다고 하더라는 얘기가 나왔었습니다.
그래서 오늘, 방학식이 끝나고 나서 어디로 가느냐고 물었더니 아빠가 데리러 올지도 모르겠다고 하더군요. 아빠가 온다고 해도 달리 갈 곳이 마땅치 않을 터이지만 더 이상 물어볼 수는 없었습니다. 어쩌면 그 동거녀가 있는 곳으로 가야할지도 모르겠다고 하면서, 그렇지 않으면 아는 선배언니네 집에 잠시 가 있겠다고 하더군요.
실은, 의붓 할머니가 살고 있는 곳에, 전에 이 아이기 한 1년 정도 신세를 진 1년 후배네 집이 있습니다.
지금도 의붓 할머니가 사는 마을로 가는 길만 봐도 배가 아플 정도로 심했던 의붓 할머니의 구박을 도저히 견디지 못해서 그 후배네 가족이 거두어 주었던 것인데, 혹시 거기에 가는 것은 어떻겠느냐고 물으니까, 씩 웃으면서 그 집이 주말이 되면 환경이 좀 안 좋다, 아저씨들이 밤새 술먹고 그러는 곳이다라고 하더군요.
어떻게 그런 상황에서 그렇게 웃을 수 있는지....
그 웃음 뒤에 도대체 어떤 모진 세월이 있었던 것인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아이의 핸드폰이 정지가 되어서 - 말로는 성적이 나빠서 아빠가 벌로 핸드폰을 정지시켰다고 하는데 실상은 어떤지 모르겠습니다 - 통화도 되지 않을 상황이라, 혹시 무슨 일이라도 있으면 콜렉트콜로 연락하라고 당부하고 보낼 수 밖에 없었습니다.

엊그제 학년부장 선생님과 교감선생님께 아이의 사정을 아는 대로 소상히 말씀드렸습니다.
교감선생님께서 힘 닿는데까지 도와주시겠다는 뜻으로 말씀을 해주셨습니다만, 주말마다 기숙사를 비워야 하는데 갈 곳이 없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답이 나오지를 않네요.
시청의 사회복지 관련 부서에도 알아보고, 지역의 복지센터에 문의도 해 보았지만 그런 곳에서 운영하는 시설에는 들어갈 수 있는 조건에는 맞지 않는다는 군요. 그리고 설령 그런 곳에서 받아준다고 해도 여학생이 끼어들어가기에는 적절치 못한 곳이라고 합니다.
성당에도 알아보았지만 이 지역에는 그런 시설이 없고, 교회에서 운영하는 쉼터 같은곳도, 아예 입주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곤란하다더군요.
주말마다 들락날락하는 것은 입주해 있는 사람들을 보호해야하는 입장에서는 곤란한 상황이라는 것이죠.
그리고, 다른 시설과 마찬가지로, 그런 곳도 여학생이 섞여있기에는 적절치 못한 곳이라는 이야기였구요.

이 시간에 아이가 어디에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전화도 안되는지라...

좋은 소식은 아니지만 지난 번에 도움을 주신 후에 궁금하셨을 것 같아서 소식 올립니다.
마음을 무겁게 해드렸을 것 같아서 송구스럽고, 도움에 다시 한번 깊이 고개숙여 감사드립니다.
방주석 (2012-07-23 20:03:05)  
주말 동안에 또 하나의 사건이 있었네요.

학생의 아버지가 동겨녀 모녀와 다투고 새벽에 만취상태에서 집을 나와 운전을 하다가 접촉사고를 냈답니다.
다행히 상대방이 점잖은 사람이라서 부서진 차만 고쳐달라고 했다는데, 정작 자신은 취한 상태에서 어떻게 하다가 차 문에 끼어 다리를 다쳤다는데, 처음에는 부러졌다는 줄 알았는데 부러진 것은 아니고 심하게 부어서 한달 정도 다리를 치료받아야 한답니다.
그러면서 다시 그 모녀에게로는 돌아가지 않을 생각이라는 것 같구요.

어제 아이가 울면서 저에게 전화를 해서 깜짝 놀랐었는데, 어쨌든 어른들의 문제는 어른들끼리 알아서 풀 문제니까 어른들께 맡겨두라고 하고 아이를 달랬습니다.

아이도 다시는 그 집으로 돌아갈 생각은 없는 것 같구요, 앞으로 어떻게 할 작정이냐고 오늘 물었더니 일단은 의붓 할머니에게로 가려고 한다더군요. 어쨌든 할머니 할아버지인데 언제까지고 그렇게 남남으로 지낼 수는 없지 않는냐, 숙이고 들어가야지...라고 하더군요.
그리고 학교에서 가까운 곳에도 선배 언니가 있는데 가까이 지내는 사이이고, 그 선배 언니의 어린 동생을 아이가 잘 돌봐줘서, 평소에도 그 어머니께서 아이에게 주말에 와서 함께 지내자고 자주 그랬다면서, 거기도 가서 좀 신세를 지겠다고 하더군요.
친구 중 한 아이도 주말에 자기네 집에 가자고 했다는 말도 했구요.

여하튼 며칠 전보다 전체적인 상황은 더 나빠졌지만 한동안 말에 갈 곳은 있는 것 같아서 다행이라는 생각입니다.

걱정해 주시는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카페지기 (2013-04-18 06:24:14)  
이 게시물들은 늦게서야 봤습니다, 선생님.
담임으로 계신 2월까지 후원은 해드렸지만 걱정이 많이 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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